이발소 주인의 본명은 고메즈지만, 교도소에 오기 훨씬 전부터 「고스트」라고 알려져 있었다.
고스트 고메즈는 원래 떠돌이 서커스단의 「특수 조련사」였다. 하지만 이 서커스는 셀리나가 늘 이야기하는 그런 서커스와는 전혀 달랐다. 악명 높은 기형 동물 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고메즈만큼 큰 박쥐는 동물 연방에서 흔치 않으며, 매일 밤 볼더튼 고위층 인사들이 도시 외곽에 정교하게 장식된 '고성'을 방문하여 자신들의 기괴한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고메즈의 쇼는 「사나운 턱」이라고 불렸고, 그날 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터였다. 그의 무대 파트너는 그와 마찬가지로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피에 굶주린 괴물이었다. 이 무시무시한 듀오가 무대에 오르기 전, 관객들은 곧 벌어질 광란에 대비하여 「유령 춤」을 감상했다. 그러나 어느 운명적인 밤, 일이 너무나도 심각해졌다.
「그 녀석 이름이... 션이었나. 아마도, 기억이 안 나는군. 이름이 뭐든, 그 녀석은 정말 개자식이었지만, 이런 일을 당할 만한 놈은 아니었어.」
고메즈는 션이 맨 앞줄에 앉아 있었지만 쇼 내내 매우 긴장한 것처럼 보였고, 「유령」들이 내려와 션과 교류할 때 너무 긴장해서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메즈는 그가 아마도 부유한 친구들에게 이끌려 쇼에 온 착한 아이일 거라고 짐작했다.
아마도 그의 소심한 성격이 이른바 친구들의 조롱 대상이 된 이유였을 것이다.
<em>「야, 임마, 왜 그렇게 안절부절못해? 쇼가 너무 무섭냐?」</em>
<em>「야, 혹시 바지에 오줌 싼 거 아니야? 하하하!」</em>
<em>「어쩐지 아까 그 예쁜 아가씨를 자기 무릎에 앉히지 않더라니. 옷 젖게 하기 싫었나 보지!」</em>
<em>「그만들 해, 얘들아. 그냥 술을 좀 너무 많이 마셨을 뿐이야.」</em>
<em>「흥! 루이스, 내가 이 녀석 데리고 나오지 말자고 했잖아. 애기 션은 엄마 말 잘 듣고 일찍 자야지!」</em>
<em>「하하하하! 하지만 잊지 마,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셔니는 아주 따분한 개자식이 될 거라고!」</em>
관객들의 환호 속에서 고메즈의 맹수 조련 쇼는 스릴 넘치는 「피의 희생」에 다다랐다. 이 공연은 관객 중 한 명이 무대에 올라와 가짜 피를 자신에게 부어 피 웅덩이에서 「데빌을 소환」하는 연출이었다.
고메즈는 일진같아 보이는 저 루이스를 무대에 올려,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겁을 주게 하고 싶었지만, 주먹을 꽉 쥐고 몸을 떨며 션이 자원했을 때 가장 놀랐다. 고메즈는 처음에는 션이 겁을 먹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곧 흥분에 넘쳐 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메즈는 션에게 가짜 피가 담긴 뼈 잔을 건네고 의식을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션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물론 루이스와 다른 사람들은 더 비웃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em>「야, 뭐 하냐?! 설마 우리가 가서 널 구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건 아니지?!」</em>
<em>「겁에 질려 얼어붙은 건 알겠는데, 이건 너무하잖아! 겁쟁이 션이라고 학교에 소문나면 어쩌려고 그래! 하하하!」</em>
<em>「그만 놀려, 릭. 울면서 도망치지 않고 저기 서 있는 것만으로도 용한데! 힘내라, 션!」</em>
<em>「야, 션! 그거 진짜 피 아니야. 나도 전에 무대 위에 올라가 봤거든. 그냥 체리 주스라고. 한번 마셔 봐!」</em>
<em>「체리 주스라서 다행이네! 션 쟤, 피만 보면 실신한다고 들었거든! 하하하!」</em>
그와 함께 온 아이들이 비웃으며 깔깔거리는 소리에, 션은 주먹을 더욱 꽉 쥐었다. 그러다 갑자기 잔을 무대 바닥에 쾅 내리치며 소리쳤다.
<em>「루이, 릭! 날 겁쟁이라고 부르는 거 이제 지긋지긋해! 난 아니야! 내가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두고 봐!」</em>
고메즈는 골치 아픈 일이 일어날 것을 직감했고, 단장이 공연 중단을 지시하는 고갯짓을 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션은 자신이 가져왔던 위스키 병을 깨부수고, 깨진 유리 조각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그었다. 벌어진 상처에서 피가 순식간에 솟구쳐 나왔다.
<em>「내가 피를 무서워하는 줄 알아? 잘 봐! 누가 진짜 사나이인지 보여줄 테니까! 너희야말로 허세만 가득한 겁쟁이들일 뿐이라고!」</em>
그 순간, 루이와 릭, 그리고 다른 관객들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션은 자신의 충격적인 퍼포먼스가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명의 원인은 그가 아닌, 그의 등 뒤에서 거대한 피바다와 같은 입이 열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리 없었다!
「그는 그대로 머리가 물어뜯겼어. 검시관이 왔을 때도 머리 없는 시신을 수습해야만 했지. 머리는 이미 먹혀 버렸으니까.」
고메즈는 그게 그저 비극적인 사고였다고 말했다. 파트너인 데빌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고, 션의 피 냄새를 식사 신호로 착각했을 뿐이라고. 고메즈가 늘 밤마다 데빌에게 갓 잡은 싱싱한 생선을 먹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션의 유족은 그 설명을 납득하지 못했고, 자기 아들을 죽인 위험한 짐승을 처형해 달라고 경찰에 계속 압력을 넣었다. 데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고메즈는 자신의 증언을 뒤엎고, 쇼 전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데빌에게 잘못된 명령을 내렸고 그로 인해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자백했다.
이렇게,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고메즈는 볼더튼 교도소 역사상 유일한 박쥐 수감자가 되었다. 덕분에 파트너인 데빌은 강제 안락사 처분을 면할 수 있었다.
「나는 자유를 잃었고, 데빌은 주인을 잃었지. 최악은 션 녀석이야, 머리를 잃었으니 말이야. 그런데 그 루이와 릭... 그 두 녀석들은 겨우 자존심만 구겼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