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뿔과 튼튼한 체구를 가진 순록. 한때 인기 슈퍼히어로 영화 『친절한 이웃 혜성맨』에서 영웅 혜성맨을 연기했다. 캐릭터의 폭발적인 인기와 달리, 배우인 그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가면을 쓴 히어로라는 설정에 불만을 품고 있다.
루돌프라는 이름은 다소 낯설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슴 죠죠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 어린이 시트콤은 당시 모두가 아는 인기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근육질의 덩치는 놀랍게도 아역 배우 출신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성공한 그 역할은 그에게 족쇄가 되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어떤 역을 연기하든 죠죠의 그림자가 따라다녔기에, 루돌프에게 제안하는 감독은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친절한 이웃 혜성맨』의 주역을 뽑는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가면을 쓴 히어로였기에, 가면 너머로 죠죠를 연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액션에 강하다는 장점 덕분에, 루돌프는 마침내 수십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혜성맨으로 발탁되었다.
영화는 개봉되자 예상대로 대히트를 쳤고, 『친절한 이웃 혜성맨』는 돈벌이 기계가 되어 당연히 속편도 결정되었다. 이 영화로 자신의 연기력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 루돌프는 이제야 죠죠라는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속편에서는 가면을 벗는 장면을 넣어 관객들이 혜성맨의 정체를 알 수 있게 해달라고 감독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감독은 그의 의견을 냉정하게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동경하던 히어로가 사실 그 바보 같은 죠죠였다는 걸 알았을 때 팬들의 얼굴을 상상해 봐」라며 그를 조롱했다. 그 말은 루돌프의 마음에 깊이 박혔고,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그 거만한 녀석에게는 단지 농담에 불과하다고 느껴졌다.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은 분노에 사로잡힌 루돌프는 소품인 스케이트보드(혜성맨의 무기)로 감독의 콧잔등을 후려쳤다. 그 순간의 사건으로 인해 그는 역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고소까지 당하게 되었다.
보석 중이던 루돌프는 우울에 빠져 매일 술을 마시며 지냈다. 어느 날 술집에서 술에 취해 앉아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친절한 이웃 혜성맨』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런 유치한 영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말을 들은 루돌프는 침착한 모습으로 그 남자에게 다가가 자신의 거대한 뿔로 그를 들어 올려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이 공격으로 불운한 피해자는 중상을 입었고, 루돌프는 5년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