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리 영감

본명은 리충이라는 중년 판다. 항상 옛 시를 흥얼거린다. 10년이나 감옥에 있었지만, 항상 태평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가 읊는 시에 따르면, 이 감옥에는 숨겨진 「자유의 땅」이 존재한다고 한다. 술을 무엇보다 좋아하며,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감옥 안에서도 좋은 술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듯하다.

리 영감의 말에 따르면, 어릴 적 동방의 고향 「밤불리아」에서 부모님과 함께 이 나라로 이주했다고 한다. 그의 가족은 판다 거리에서 작은 주점을 운영했는데, 이웃들은 종종 그곳에 가서 마작을 즐겼다. 떠들썩한 환호성과 욕설이 오가는 마작판은 어린 판다를 강하게 매료시켰고, 부모님 몰래 탁자에 끼어들어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주점은 리 영감의 손에 넘어갔다. 그러나 매출 부진, 자녀 학비, 그리고 지역 건달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리 영감은 막대한 압박을 받았다. 그가 생계를 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옛날에 주점에서 마작을 즐기던 단골손님 중 한 명이 찾아왔다. 그 손님은 경찰 단속으로 이전 장소를 잃고 새로운 장소를 물색 중인 이동식 카지노 무리들을 안다고 말했다. 만약 리 영감이 주점의 일부를 빌려준다면, 그 대가로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 도박에 뛰어들기로 결정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리 영감은 지하실 창고를 비우고 8대 정도의 카지노 테이블을 채워 넣었다. 그렇게 해서 십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24시간 운영의 지하 카지노가 탄생했다. 돈은 리 영감의 주머니로 빨려 들어오듯 쌓였고, 자녀들은 지역에서 가장 좋은 학교에 입학했으며, 한때 그를 괴롭히던 건달들까지 카지노의 경호원이 되었다.

하지만 누구도 영원히 행운을 누릴 수는 없는 법, 막대한 이익에 들뜬 리 영감은 이 간단한 사실을 점차 잊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밤, 고요한 바깥 거리와는 대조적으로 지하실 카지노는 환하게 불을 밝히고 북적였다. 환호성과 한숨, 그리고 칩이 부딪치는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밤새도록 운이 없던 한 도박꾼은 마침내 마지막 칩을 잃었고, 그와 함께 그날 아침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까지 모두 탕진했다. 절망감과 필사적인 마음에 그는 이런 생각을 했다. 「여기서 작은 불이라도 내서 혼란을 일으키면, 딜러 가방에서 칩 몇 개를 훔칠 수 있을지도 몰라. 소동이 잠잠해지면, 그 칩으로 잃은 모든 것을 되찾고, 그 이상을 벌 수 있을 거야!」

그는 필사적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의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불은 지하실에서 통제 불능이 되어 번졌고, 사람들은 미친 듯이 출구로 향했다. 그러나 그 문은 경찰의 야간 수사를 막기 위한 「보험」으로, 튼튼한 사슬로 잠겨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십여 명의 도박꾼 목숨이 불바다에 휩쓸려 사라지고, 작은 레스토랑도 전소되어 버렸다. 장소를 제공한 리 영감은 당연히 추궁을 피할 수 없었고, 그 '도박'은 20년이라는 긴 형기에 의해, 새빨간 종지부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