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점보

형무소에서 가장 덩치가 큰 죄수이자 왕발바닥단의 우두머리. 자신의 힘이 어떤 누구도 자신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가 하는 말과 행동에서 당신을 무시하는 태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되도록이면 그와 적이 되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점보는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판자촌과 쓰레기 더미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범죄자들이 들끓는 오물 구덩이였다. 그의 부모는 길모퉁이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며 간신히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학교에서 돌아온 점보가 카운터 뒤를 들여다봤을 때, 그곳에는 핏자국 속에 조용히 쓰러져 있는 부모가 있었다. 흔하디 흔한 강도 사건으로 또 두 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것이다. 이와 같은 비극은 이곳에서 매일같이 벌어졌다.

어린 시절 목격한 그 참혹한 광경은 점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약자에게는 살아갈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점보는 힘이 전부다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 깨달음은 점보는 거리의 갱단에 합류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점보는 공포를 자아내는 주먹과 날카로운 두뇌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며 마침내 우두머리 자리에 올랐다. 성인이 되었을 무렵, 빈민가 전역에서 점보에게 대들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점보는 그가 이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빈민가의 지하 세계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다음 목표로 나아갔다. 점보는 수년간 압도적인 실력으로 다른 갱단의 구역을 차례로 합병해 나갔고, 마침내 빈민가의 절반을 지배하게 되었다. 하지만 야망이 실현되려던 바로 그때, 점보는 부하의 배신을 당했다. 그는 거액의 불법 거래 현장에서 잠복해 있던 경찰 특수부대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평범한 범죄자였다면 이쯤에서 끝났겠지만, 점보는 그렇게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감옥에서 경쟁 갱단의 킬러를 처치한 뒤, 곧바로 왕발바닥단을 결성했다. 교도소를 새로운 본거지 삼아, 점보는 석방 후를 대비해 빈민가에서 물러난 충직한 부하들을 원격으로 통제하고 있었다. 그리고 점보에게는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남아 있었다. 자신을 배신한 자를, 반드시 피로써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