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프랭클린

기계 만들기에 몰두하여 항상 머릿속에 설계도를 그리는 얼룩말. 우연히 그의 혼잣말을 듣고 그가 시한폭탄이라도 만드는 줄 알았다. 당황해서 막으려 했지만, 방금 막았던 커다란 위기는 다름 아닌 그저 청소 로봇이었다.

프랭클린은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인 창의력을 보여주었다. 다섯 살에 스스로 고장 난 가전제품을 수리했고, 열 살에는 이미 여러 특허를 취득했다. 몇 년 후, 아직 젊었던 프랭클린은 한 교수의 눈에 띄어 명문 대학에 특별 입학하여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를 알아본 그 교수야말로 유명한 발명가인 두더지 에드윈이었다.

근면한 프랭클린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강의를 마쳤고, 남는 시간으로 새로운 발명품까지 완성해 보였다. 그것을 에드윈에게 보여주자, 그는 훌륭한 발명품이라고 칭찬하며 계속해서 개선하도록 말했다. 그리고 이 세상을 바꿀 만한 발명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투자자까지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몇 주 후, 에드윈으로부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에드윈이 아무리 추천해도 무명의 젊은 발명가를 믿어줄 투자자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프랭클린이 실망하자, 에드윈은 우회책을 제안했다. 특허를 자신에게 일시적으로 양도하여 자신의 명성을 빌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다는 제안이었다. 그리고 제품이 생산되어 성공을 거두면 프랭클린에게 특허를 다시 돌려주겠다고 했다. 에드윈에 대한 신뢰와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힌 프랭클린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에드윈의 말대로 투자자는 곧 나타났고, 제품도 1년 후 무사히 출시되었다. 자신이 발명한 제품이 큰 인기를 얻는 것을 본 프랭클린은 마음속 깊이 발명가로서의 기쁨을 느끼며 전율했다. 며칠 후, 프랭클린은 특허 반환 문제에 대해 말하기 위해 에드윈을 찾아갔다. 에드윈은 자신도 투자자에게 상의했지만, 제품 판매에 대한 우려 때문에 거절당했다고 유감스럽게 대답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설득을 시도하겠다고 프랭클린에게 약속했다.

1주일이 지나고, 1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났다. 프랭클린이 아무리 찾아가도 원하는 답은 얻을 수 없었고, 에드윈의 태도도 점점 나빠졌다. 프랭클린이 마지막으로 찾아갔을 때는 에드윈이 문조차 열어주지 않고 큰 그림을 볼 줄 모르는 바보라고까지 질책했다. 그때가 되어서야 프랭클린도 에드윈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회책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자신에게서 특허를 가로채기 위한 음모였던 것이다. 그런데도 프랭클린은 그런 것도 모르고 계속 그를 스승으로 존경해왔다.

다음 날, 프랭클린은 다시 에드윈을 찾아갔다. 이번에는 특허 반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새로운 발명품의 「시제품」을 가지고 왔다. 「호구」가 또 스스로 찾아온 것을 안 에드윈은 크게 기뻐하며 프랭클린을 따뜻하게 맞이했고, 직접 시제품인 「뇌파 증폭 장치」를 시용했다...

파직! 하는 소리와 함께 기계에서 과전류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유명한 대학 교수이자 교육학자, 발명가이자 기업가이기도 한 두더지 에드윈은, 뇌 손상으로 지능이 영원히 세 살 수준에 고정되어 버렸다. 프랭클린은 다섯 살 수준을 예상했었지만, 이 「시제품」에는 확실히 큰 결함이 있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