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에 심취한 괴짜 염소. 그는 늘 맥락 없고 난해한 말을 중얼거리지만, 어떤 수상한 의식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그는 당신을 '강림의 열쇠'라 부르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저 망상일까, 아니면 정말로 초자연적인 힘이 암약하고 있는 것일까?
윌버의 고향은 던웰이라는 남부 도시였다. 유서 깊은 도시지만, 외진 곳에 있어 외부인이 거의 찾지 않았다. 윌버의 가족은 그 마을에서 명망이 높았다.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저명한 학자였고, 그들의 장원에는 선조 대대로 수집된 희귀한 골동품과 서적들이 방대하게 쌓여 있었다.
젊은 시절의 윌버도 선조들 못지않게 뛰어났다. 명문 대학에서 순조롭게 신학 및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윌버는 고향으로 돌아와 장원을 물려받았다. 그때부터 윌버는 장원 지하 도서관에 매료되었다. 별의 바다와 같은 방대한 지식은 윌버를 깊이 감탄시켰고, 무엇보다 그의 흥미를 끈 것은 대대로 전해 내려온 고대 염소어로 쓰인 가족 비전의 『네크로노미콘』이었다.
책을 펼친 순간부터, 윌버의 머릿속에는 어떤 씨앗이 심어진 것 같았다. 더 읽을수록 그 씨앗은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수십 년 후, 윌버의 정신은 완전히 그 책에 잠식되었지만, 그 대신 윌버는 「우주의 진리」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희생양이 필요하다」 윌버가 말했다. 「별들의 사자가 내게 그 뜻을 전해 주었으니, 나는 따라야만 한다」. 이 말이 그저 망상인지, 아니면 정말로 어떤 존재가 명령을 내리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느 쪽이든 윌버는 그대로 따랐다.
윌버가 개인 간호사를 고용한다는 명목으로 주변 도시에 전단지를 뿌리자, 고액 연봉에 많은 젊은 여성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면접의 마지막에 윌버는 매우 이상한 조건을 내걸었다. 가족의 전통이라며, 처녀만 채용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 변태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모든 지원자들이 겁먹지는 않았고, 결국 적지 않은 수의 여성들이 저택으로 들어왔다.
몇 년 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저택의 지하실을 수색하러 들어갔다. 경찰은 문을 열자마자 그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벌거벗은 여성들이 기괴한 조각이 새겨진 돌기둥 주위를 마치 홀린 듯 춤추고 있었다. 온몸이 피와 멍으로 뒤덮여 있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모두 황홀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폭행 및 불법 감금 혐의로 기소된 윌버는 정신 이상을 이유로 사법 처리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게도, 그는 정신 감정 중에 놀랍도록 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 이는 그의 새로운 집이 정신 병원 대신 이 교도소가 될 것임을 확정했다. 그는 왜 그랬을까? 그의 주장처럼, 이 모든 것이 의식을 위한 준비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