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릴．라파엘

질문: 모든 원숭이 중 가장 크고 위험한 것은 무엇일까요?<br />정답: 맨드릴이다.<br />이 녀석을 한 번만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 거대한 팔과 날카로운 이빨은 물론, 얼굴의 무시무시한 문양까지 고려하면 분명히 건드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br />그러나 무시무시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라파엘은 싸움에 휘말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br />돈을 벌 수 있는 귀한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리라!<br />지하 세계의 회계사인 그는 다양한 「특별한 수단」을 통해 검은발톱단이 감옥에서 큰돈을 벌도록 돕는다.<br />물론, 그중 일부는 자신의 주머니에도 들어간다.

라파엘은 어린 시절부터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초등학생임에도 고등학교 수준의 난제들을 거뜬히 풀어낼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가 아무리 영리해도, 한 가족의 위기를 구할 수는 없었다. 아버지의 공장이 경영난으로 도산하면서 담보로 잡혀있던 집마저 은행에 넘어갔고, 부모님과 함께 빈민가로 이사한 라파엘은 돈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빈민가에서의 생활은 혼란스럽고 험난했다. 아직 어렸던 라파엘은 푼돈을 벌기 위해 싸움질을 하다 자주 구치소에 갇혔다.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할까, 어느 날 또다시 난투극을 벌이다 구치소에 갇힌 라파엘은 그곳에서 기묘한 노인을 만났다. 그 노인은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로 벽에 수학 공식을 쓰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라파엘은 암산만으로 답을 찾아냈다.

「까마귀 찰스다.」 노인은 라파엘에게 그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갱단의 회계사로서 돈세탁과 사채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라파엘의 수학적 재능을 마음에 들어 한 찰스는 조수가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동아줄이 기적처럼 눈앞에 내려온 것을 본 라파엘은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

마치 천직인 것처럼, 라파엘은 엄청난 속도로 일을 배워나갔다. 몇 년 후, 제자가 어엿한 한 사람 몫을 해내는 것을 본 늙은 찰스는 은퇴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비밀을 너무 많이 알고 있었기에, 찰스는 「은퇴식」 중에 갱단의 보스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스승의 죽음에 분노를 느낀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미래를 찰스에게 투영한 것인지, 소식을 들은 라파엘은 그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반격을 계획했다. 라파엘은 몰래 갱단의 돈을 다른 곳으로 옮긴 다음, 보스가 돈을 챙긴 것처럼 장부를 위장했다. 그렇게 라파엘의 시나리오대로, 피비린내 나는 내분이 갱단 내에서 일어났다.

자신이 휘말리지 않도록, 라파엘은 사전에 자신의 죄증 일부를 경찰에 흘려두었다. 덕분에 그는 안전한 교도소 안에 숨어서 강 건너 불을 구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찰스의 적을 갚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갱단에서 벗어나고, 갱단의 돈을 챙기면서, 교도소 안에서도 큰돈을 벌고 있었다. 이런 일석사조의 계획은 라파엘 같은 수학 천재만이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