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캣．테디

수다스러운 미어캣으로, 원래 직업은 지하철 엔지니어였다. 교도소 안에서는 혹멧돼지 하쿠나 외에는 친구가 별로 없는 듯하여, 당신이 처음 말을 걸었을 때 유난히 흥분했다. 그는 조증을 앓았던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2년 동안 정신 요양 시설에 입원했었다. 비록 지금은 완치되었다고 하지만, 분명히 어떤 후유증이 남아 있는 듯하다.

지하철 공단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테디는 지하철 노선 탐사를 전문으로 했다. 그의 발톱으로 한 번 찌르는 것만으로도 어디를 파야 하고 어디를 파지 말아야 할지 정확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의 직업적 재능이라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겠지만, 그 질병 때문에 오랫동안 중용되지 못했다.

그것은 그가 지점에서 본부로 전근 온 첫해의 일이었다. 테디는 큰 포부를 가지고 전근 왔지만, 본부의 관료적인 방식에 계속 방해받았다. 제시간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직속 상사에게 책임 전가를 당하며, 동료들에게 따돌림당하는 등 여러 좌절이 겹쳐 테디는 결국 무너졌다. 그는 조증으로 진단받았는데, 조증이란 초조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 장애의 일종으로, 심한 불면증, 감정 고조, 폭력적 성향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병에 걸린 후, 테디의 삶은 눈사태처럼 무너져 내렸다. 치료비로 오랫동안 모아둔 돈이 사라졌고, 부서의 결정으로 관리직에서도 물러나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테디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아내의 냉정함이었다. (테디가 빌어서 이혼은 간신히 막았지만, 사실상 이혼한 것과 다름없었다.)

테디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10년 동안 무기력한 삶을 살았다. 그동안 그의 아내는 여러 명의 애인을 두었지만, 테디는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테디는 아내가 자신의 상사와 바람피우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그 상사를 죽기 직전까지 때렸다! 하지만 이 폭력 사건은 결국 지하철 공단이 테디를 해고할 완벽한 구실을 제공하게 되었다.

일자리를 잃자, 테디는 더 이상 아내에게 돈벌이 수단으로 쓸모없게 되었고, 아내는 이혼 합의서를 그의 얼굴에 던지며 서명하라고 했다. 모든 것을 잃은 테디는 자신의 정신 장애와 불행한 삶 모두가 자신의 무능력함과 나약함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깨진 결혼 생활을 되돌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기로 결심했다.

테디는 지역 바에서 가끔 술을 마시던 도시 철거반원인 혹멧돼지 하쿠나를 찾아갔는데, 그 역시 무일푼에 불운한 처지였다. 테디의 제안으로, 둘은 도시 중앙은행의 지하 금고를 털기로 결심했다! 테디는 지하철 공단에서 일할 때 본 기밀 지도를 사용했고, 하쿠나는 철거반에서 폭약과 절단 도구를 빌려왔다. 새해 전야 자정, 그들은 금고에서 평생 쓰고도 남을 만한 큰 액수의 현금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어떻게 잡혔는지 묻자, 테디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내가 그에게 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곧 이혼 신청을 철회했고, 정에 약한 테디도 그녀를 용서하기로 했다고 한다. (미어캣은 모계 사회이므로 흔한 일이다.) 하지만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이 모든 것이 아내와 그녀의 새 애인이 자신의 돈을 가로채기 위해 계획한 비열한 음모였다는 사실이었다.

그 더러운 행실에 신이 벌을 내린 것인지, 아니면 그저 운이 나빴던 것인지, 훔친 돈을 가지고 도주하려던 그 악랄한 커플은 교통사고를 당해 지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운명의 복수에는 대가가 따랐다.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현금은 금고 강도 사건의 실마리가 되었고, 테디와 하쿠나도 그로 인해 체포되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