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포르킨은 공군의 군사 고문으로서, 겉으로는 실권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스틴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권 보수당의 중요한 군사 참모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아슬로비아의 주둔군 증파나 대규모 군사 기지 건설과 같은 정책도, 모두 그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다. 연방 수사국이 군 내부로 잠입시킨 수사관의 정보와 펜라의 기억으로 보건대, 그녀를 홉스 의학 연구소에서 볼더튼 교도소로 이송하도록 명한 것은 틀림없이 포르킨이었을 것이다.
포르킨이 펜라를 감금한 목적은, 그녀의 혈액에서 '해독' 혈청을 개발하여 '볼'에 감염된 아슬로비아 왕실을 구하는 데 있었다. 보수당과 깊이 결탁한 '동맹자'인 아슬로비아 왕족의 생사는, 아슬로비아 내란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전쟁은 보이지 않는 조종의 실처럼, 다가오는 차기 동물 연방 대통령 선거의 행방마저 크게 뒤흔들려 하고 있었다.